자유게시판

HOME  >  COMMUNITY  >  자유게시판

[청춘, 여자축구를 만나다] EP.02 화천KSPO 여자축구단 MF 강유미, 치아키

작성자 : 윤지영 | 작성일 : 2019-11-14 | 조회 : 104 | 추천 : 1

* [청춘, 여자축구를 만나다]는 제가 2017년 9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약 1년 반 동안 스포츠를 사랑하는 대학생들의 대외활동인 청춘스포츠 기자단과 한국여자축구연맹 WK리그 명예기자 활동을 수행하며 여자축구 현장 곳곳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만난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흔히 시기를 놓친 기사는 생명력을 잃었다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영원한 가치가 담겨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올라오는 에피소드들은 대부분이 지나간 이야기겠지만, 이땐 이랬구나 하면서 너그러이 읽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청춘, 여자축구를 만나다]
EP.01 서울시청 여자축구단 DF 박세라
EP.02 화천KSPO 여자축구단 MF 강유미, 미나미야마 치아키


인터뷰 일시: 2017. 10. 28
기사 게재: 2017. 11. 07
기사 링크: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382&aid=0000605067
글 원문: https://blog.naver.com/kksoh17/221134324469

 


 


<공통질문>


 


1. 두 선수 모두 일본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그곳은 어땠나.


치아키(이하 치) : 일단 일본은 여자들 중에서도 축구를 하는 사람이 많았다. 물론 팀도 정말 많았고. 반면 한국은 축구하는 사람이나 팀이 적어서 처음 왔을 때 놀랐다.


강유미(이하 강) : 나도 마찬가지다.


 


2. 본인들이 생각하는 화천KSPO는 어떤 팀?


치 : 굉장히 빠른 템포의 축구를 하는 팀이다. 그리고 전국체전 준준결승(vs 이천대교 4-1 승) 때 느낀 건데 일단 한 골 넣으면 거기서 그치지 않고 더 강하게 몰아치는 힘이 있는 팀이다.


강 : 편하게 축구할 수 있는 팀이다. 감독님 스타일도 강압적이라기보다는 부드럽게 잘 해주신다.


 


3.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치 : 경기에서 지면 그 다음날 감독님이 평소보다 훈련을 더 강하게 시키신다. 일종의 벌칙 같다(웃음). 그래서 오히려 더 지기 싫어졌다. 매 경기 어떻게든 이기고 싶다.


강 : 나는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를 입학하면서 한국에 왔다. 아무래도 어리다보니까 외로움이랑 문화적인 차이가 커서 적응하기 힘들었다. 뭐 하나 잘못하면 집합해서 혼나고, 기합 받고…. 한국은 일본보다 선후배 문화가 더 강하니까 그런 면에서 많이 낯설었다.


 


4. 한국은 엘리트 축구를 표방해서 선수들은 오전 수업만 듣고 나머지 시간은 모두 운동에 투자한다. 반면 일본은 방과 후에 운동하러 간다. 절대적인 훈련 시간이 한국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도 국제대회 성적은 일본이 훨씬 우위에 있다.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치 : 음…. 일단 일본은 직업 선수를 희망하더라도 공부를 하면서 운동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훈련 시간이 적은 만큼 제한된 시간 안에 훈련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려고 노력한다.


강 : 훈련 방식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기본기 훈련을 매우 중요시한다. 한국에 와서 느낀 것은 체력 훈련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기본기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하는 것 같다.


 


5. 한국여자축구가 지금보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치 : 그 점에 대해선 드릴 말이 없다.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돼서 잘 모르겠다.


강 : 자유계약 제도를 실시하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아직 드래프트 제도가 남아 있다. 여기서 뽑히지 못한 선수들은 그야말로 끝 아닌가.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다. 운동하는 것도 좋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것 역시 버리면 안 된다. 분명히 앞으로의 삶에 도움이 된다.


 


6. 서울시청과의 27라운드를 이기면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이다. 플레이오프에 대한 각오는?


치 : 일단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일본에 있을 때도 플레이오프를 경험했는데, 리그와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꼭 플레이오프에 가보고 싶다.


강 : 27라운드가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목숨 걸고 뛸 것이다. 플레이오프에 가면 상대가 이천대교인데, 이번에 전국체전에서 붙어 보니까 우리가 잘 준비하면 해볼 만하겠더라. 그리고 인천현대제철은… 챔피언결정전에 가면 꼭 이기고 싶다. 친정팀이라 그런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언제나 이기고 싶은 팀이지만 뜻대로 잘 안 되더라.


 


 


<개별질문 – 치아키>


 


1. 나데시코 리그(일본 여자 실업리그)는 1, 2부 20개 팀과 하위리그까지 존재한다. 이렇게 많은 팀이 생겨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치 : 결과를 낸 것이다. 2011 FIFA 여자 월드컵 우승, 그리고 2012 런던 올림픽 은메달과 같이 좋은 성과를 내고 이것이 TV를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축구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팀도 많이 생겨났다. 요즘 성과가 잠잠하니까 덩달아 여자축구의 인기도 다시 시들해지는 것 같아 걱정이다. 관중도 조금씩 줄고 있다. 역시 결과를 내는 것이 최고인 것 같다.


 


2. 선수로 적지 않는 시간을 보냈다. 선수 이후의 삶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나. 그리고 남은 선수 생활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는?


치 : 은퇴를 하게 되면 역시 지도자의 길을 가지 않을까. 이제 한국 나이로 33살이다. 하지만 여전히 더 강해지고 싶다. 은퇴하는 순간까지 더 발전하고 축구를 더 잘하게 되는 것이 내 목표다.


 


 


<개별질문 – 강유미>


 


1. 전국체전 준결승에서 인천현대제철을 만나 아쉽게 졌다.


강 : 대교와 경기하고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던 것 같다. 선수들이 대체로 피로가 남아 있었다. 그렇다보니 전반에만 네 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전반전 끝나고 감독님께 엄청 혼났다. 어차피 4-0이니 더 잃을 게 없다는 마음으로 후반전에 임했다. 그러니까 신기하게 경기가 잘 풀려서 4-3까지 따라갔지만 결국 뒤집지는 못했다. 우리가 전반전에 조금만 더 집중해서 실점을 줄였다면 이길 수도 있는 경기였다. 그래서 더 아쉽다.


 


2. 꽃길싸커와 인연이 깊다(시즌 1 게스트, 시즌 2 심사위원).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소감은?


강 : 일단 순수하게 축구가 좋아서 하는 모습이 부러웠다. 물론 나도 축구가 좋으니까 선수 생활을 하고 있지만(웃음), 아무래도 우리는 성적 압박도 받고 몸 관리도 해야 하고 여러 가지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꽃길싸커를 통해 만난 이들은 결과에 대한 부담 없이 축구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것들이 부럽고, 또 보기 좋았다.


 


3. 부상을 털고 건강하게 복귀했다. 연말에는 동아시안컵이, 내년에는 아시안컵이 있는 만큼 국가대표 복귀도 욕심이 날 것 같다.


강 : 사실 미국과의 친선전 일정이 잡혔을 때 정말 기대했다. 세계 최강이니까 미국과 경기하면 많이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부상으로 가지 못했다. 리우올림픽 예선 때도 다쳐서 뛰지 못했다. 가고 싶다고 다 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일단 지금은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고 또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먼저다. 아직 시즌도 다 끝난 게 아니니 잘 하다보면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






2018년 인천현대제철의 나가노 후카와 경주한수원의 다나카 아스나, 그리고 2019년 수원도시공사의 외인 트리오(마유, 마도카, 모모코)까지.
어느덧 WK리그에서 일본 국적의 외국인 선수들을 찾아보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됐습니다만,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리그 전체에 일본인 선수는 치아키가 유일했습니다.
WK리그 최초의 일본인 선수, 그리고 재일교포 3세 출신 국가대표. 닮은 듯 다른 배경을 가진 두 선수의 인연이 저로 하여금 화천KSPO 사무국에 전화를 걸게 만들었습니다.
연고지가 강원도 화천인지라 거기까지 어떻게 가야 하나 참 고민과 걱정이 많았는데, 알고 보니 선수단 숙소는 다행히도 인천국제공항 근처더라고요. 지금은 없어졌습니다만 당시에는 동대구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KTX 노선이 있어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선수단 숙소에 도착했는데 구단 쪽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됐는지 선수들이 인터뷰 일정을 제대로 공지받지 못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습니다 ㅎㅎㅎ 한 30분 정도 방황하다가 헬스장에서 임종국 골키퍼 코치님을 만나서 사정을 설명했더니 자리도 마련해 주시고 선수들도 데려와 주셨습니다. 그런데 치아키 선수가 먼저 내려왔더라고요 ^^;; 일어를 못해서 인삿말만 간신히 하고 서로 어색하게 앉아만 있었습니다. 당황하니까 번역기를 써볼 생각도 못했네요 ㅠㅠ
5분쯤 뒤에 강유미 선수가 내려오면서 무사히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었지만, 치아키 선수와 함께 있었던 5분은 세상에서 가장 긴 5분이었습니다 ㅎㅎㅎ
치아키 선수는 2018시즌이 끝난 뒤 한국을 떠났습니다. 인터뷰 당시 33살, 지금 35살이니 아마도 은퇴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데뷔 이후 줄곧 일본에서만 뛰었던 치아키에게 화천KSPO는 첫 해외 진출이었습니다. 서른셋의 나이에 해외 진출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었을 텐데, "은퇴하는 순간까지 더 강해지고 축구를 더 잘하게 되고 싶어서"라는 치아키의 대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은퇴한 뒤에는 지도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는데,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정말 좋은 지도자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강유미 선수를 다시 만나기까지는 1년 하고도 8개월 가량이 걸렸습니다. 올해 여름 무턱대고 내려간 합천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에서 오랜만에 만났는데,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저를 기억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던 기억이 납니다.

등록

(비밀글은 게시물 작성자, 댓글 작성자만 확인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