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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여자축구를 만나다] EP.01 서울시청 여자축구단 DF 박세라

작성자 : 윤지영 | 작성일 : 2019-10-31 | 조회 : 184 | 추천 : 1

* [청춘, 여자축구를 만나다]는 제가 2017년 9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약 1년 반 동안 스포츠를 사랑하는 대학생들의 대외활동인 청춘스포츠 기자단과 한국여자축구연맹 WK리그 명예기자 활동을 수행하며 여자축구 현장 곳곳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만난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흔히 시기를 놓친 기사는 생명력을 잃었다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영원한 가치가 담겨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올라오는 에피소드들은 대부분이 지나간 이야기겠지만, 이땐 이랬구나 하면서 너그러이 읽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청춘, 여자축구를 만나다]
EP.01 서울시청 여자축구단 DF 박세라


인터뷰 일시: 2017. 10. 07
기사 게재: 2017. 10. 24
기사 링크: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382&aid=0000601768
글 원문: https://blog.naver.com/kksoh17/221115111318
 


 

1.  축구를 시작한 계기

 남동생이 먼저 축구를 했다. 아버지도 축구를 정말 좋아하셔서 나도 초등학교 때 자연스럽게 축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을 때도 많았는데 아버지가 언제나 밀어주셨다.


 어릴 때는 여러 포지션을 봤지만 발이 빨라서 특히 측면 공격과 수비를 자주 봤는데 수비를 더 잘해서 풀백이 되었다. 그때 공격수로 뛰던 게 남아서 지금도 공격을 좋아한다. 골 욕심도 있는데 아직 못 넣었다. 이번 시즌 오버래핑을 많이 해서 찬스도 서너 번쯤 왔었는데 골키퍼랑 1:1로 맞선 경험이 적다보니 잘 마무리를 하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

2. 좋아하는 선수는?
 나는 수비수지만 사실 공격수들을 많이 좋아한다. 특히 호날두와 아자르. 내게 없는 것들을 가진 사람이라 동경한다. 호날두는 현란해서 좋다. 내가 볼 다루는 능력이 많이 부족하니까. 아자르는 몸싸움을 걸 틈도 주지 않고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드리블이 부럽다. 수비수라 태클이나 바디체킹처럼 터프한 플레이를 많이 하는데, 사실 아자르처럼 볼을 예쁘게 차고 싶다. 동영상도 찾아보고, 이금민 선수랑 친해서 드리블도 많이 가르쳐달라고 하는데 잘 안 된다. 그런 기본기는 어렸을 때 해야 했는데,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3. 본인이 생각하는 '팀' 서울시청


 솔직히 상황이 많이 힘들다.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팀이 아니라 외국인 선수도 없고. 선수들끼리의 끈끈함으로 버티고 있다. 박채화 감독님은 경기에서 이기고 지는 걸 떠나서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중요하게 여기신다. 이기더라도 선수들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면 화를 내신다.


 24라운드 보은상무랑 경기 때 나 때문에 실점해서 졌다. 헤딩으로 걷어낼지 발로 걷어낼지 생각이 너무 많았다. 화천KSPO랑 3위 경쟁에 중요한 경기였는데 지는 바람에 승점 6점차로 벌어졌다. 감독님도 많이 속상하셨을 텐데 열심히 뛰어줘서 고맙다고 오히려 격려해주셨다.

4. 화천KSPO와의 3위 싸움
 정규리그가 3경기 남았는데 승점 4점차라 매 경기가 정말 중요하다. 마음을 내려놓고 임했는데 이기는 날도 있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마음먹었는데 비기거나 지는 날도 있다. 경기라는 게 마음처럼 다 되는 건 아니지 않나. 그래서 부담감도 크고 걱정도 많이 된다. 하지만 모든 선수들이 꼭 플레이오프에 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우리가 다른 팀보다 훈련량도 많고 경기 준비를 정말 많이 한다. 열심히 훈련한 만큼 결과를 얻어가고 싶다.

5. 이번 시즌 팀이 치른 25경기 가운데 24경기를 뛰었다. 체력적인 부담은 없는지.
 솔직히 힘들다(웃음). 내가 발기술은 딸려도 뛰는 건 자신 있어서 처음에는 정말 많이 뛰었는데 시즌 막바지에 들어오니까 체력이 떨어졌다. 경기를 하면 몸이 축축 처지는 게 느껴진다. 쉬는 날에도 힘들어서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숙소에만 틀어박혀 있다.

6. 오는 10월 21일에 전국체전이 시작된다. 임하는 각오는.


 내가 2014년에 입단했을 때 전국체전 결승에서 인천현대제철한테 져서 준우승을 했다. 승부차기까지 가서 졌기 때문에 정말 아쉬웠다. 올해는 일단 대진은 괜찮은데, 아마 다른 팀들도 우리랑 해볼 만하다고 생각할 거다. 외국인 선수가 없어서 그런지 다른 팀들이 평소에도 우리를 조금 쉽게 보는 것 같다.


 우승? 생각은 하는데 힘들지 않을까. 우리보다 강한 팀들이 있지 않나. 인천현대제철이나 이천대교처럼. 일단 선수들 기량도 좋고, 벽이 너무 높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야지. 운동하는 동안 우승도 해보고 싶고, 팀원들과 다 같이 축하도 하고 싶다.

7. 화천 vs 상무 중계를 보는데 경기 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숙소가 외진 곳이라 놀려면 차타고 20분은 나가야 한다더라. 서울시청은 어떤가.


 우리도 놀러 다니기엔 불편하다. 원래는 숙소가 잠실에 있다가 올해 7, 8월쯤 남양주로 옮겼다. 잠실 숙소는 열악했는데 교통편이 좋았다. 그래서 선수들이 많이 아쉬워했다. 남양주는 숙소는 좋은데, 아무래도 차가 없으면 움직이기 불편하니까 여기 와서 차를 산 선수들이 많다. 나도 최근에 하나 장만했다.


 훈련이 없을 때는 주로 강남이나 홍대를 많이 갔다. 그런데 지금은 차를 샀으니까 좀 멀리 가보고 싶다. 코스모스도 보러가고, 해바라기도 보러가고….
 


8. 과거 충남일화에서 뛸 때 팀 해체를 겪었다. 이번 이천대교 해체를 바라보는 심정이 복잡할 것 같다.


 이천대교는 성적도 괜찮게 나오고 지원도 잘 들어오고 선수들 기량도 좋다. 많은 선수들이 가고 싶어하는 팀이니까 해체 소식을 들었을 땐 안타까웠다. 이런 팀이 계속 리그에 참여해야 여자축구 발전이 된다. 솔직히 말해서 남아야 할 팀이 남아야 하는데, 어려운 팀만 남게 되니까 걱정이 된다.
 


9. 선수생활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마음 놓고 축구할 수 있는 환경이 없었다. 충남일화에서 뛰다가 팀이 해체되고 화천KSPO에 1년 있다가 서울시청에 왔다. 충남일화는 지원도 거의 없고 감독님도 자주 바뀌어서 구단이 팀에 별 관심 없이 그냥 방치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성적도 늘 하위권이었고. 선수들만 죽어라 뛰는데 돌아오는 게 없었다. 나중에는 ‘이렇게 어렵게 운영할 거면 그냥 해체하는 게 낫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더라.


 팀이 해체될 때도 팀 걱정보다는 ‘내가 축구를 계속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경기하면 맨날 지고, 운동도 힘들고…. 나도 대우 받으면서 운동하고 이기는 팀에서 뛰고 싶었다.
 


10. 이번 시즌 목표와 축구 인생의 목표는?


 이번 시즌 목표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다. 이천대교랑 경기했을 때 긴장을 많이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규리그 맞대결은 4번 다 지나갔으니까 플레이오프에 가서라도 다시 붙고 싶다. 사실 지금도 좀 무섭다. 이천대교가 워낙 강하니까. 0-5로 크게 진 적이 있는데 힘들게 플레이오프 올라가서 또 그렇게 허무하게 지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내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다.


 이런 말하기 좀 부끄러운데, 축구 인생의 목표는 역시 태극마크다. 경기에 못 뛰고 벤치에만 앉아도 좋으니까 나보다 한 단계 위의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배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하지만 내가 어렸을 때 놀기를 좋아해서 운동에 집중을 못했다. 그래서 국가대표가 되지 못했다. 원래 국가대표는 축구만 바라보며 노력한 사람들에게만 허락되는 것이다. 어렸을 때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래도 나는 지금까지 수술도 받은 적 없고 큰 부상도 없었다. 다치지 않고 선수생활 하는 것에 감사하고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11. 유튜브에 본인 하이라이트 영상이 있던데 혹시 봤나?


 당연히 봤다(웃음). 짧지만 보는 내내 기분 좋고 뿌듯했다. 내가 축구를 하긴 하는구나.


=
 



2017년 10월 7일, 그러니까 벌써 햇수로 2년도 더 지난 이야기네요.
모든 일에는 처음이 가장 어려운 법인데, 이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기자 활동을 한 지 겨우 한 달이 조금 넘게 지난 저는 인터뷰는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끙끙 앓고만 있었습니다.
고민 끝에 무작정 서울시체육회 여자축구 담당자님 앞으로 메일을 보냈는데 다행히도 거기서 일이 잘 풀려 메일을 보낸 지 2시간 만에 감독님과 통화하고 인터뷰 날짜와 장소까지 일사천리로 정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대구에서 인터뷰 장소였던 의정부까지 올라가는 일은 별개로요 ^^
첫 질문을 드리자마자 박세라 선수가 "그런데 이거 너무 뻔한 질문 아닌가요?" 라고 물어보셔서 시작부터 크게 한 방 얻어맞고 정신이 번쩍 들었던 인터뷰였습니다 ㅎㅎㅎ 지금도 당시 인터뷰 녹음을 들어보면 오히려 제가 더 긴장해서 어버버하고 인터뷰는 처음이라던 박세라 선수가 저를 리드해주시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이때 인터뷰를 하면서 박세라 선수가 벤치에만 앉아도 좋으니 태극마크를 다는 게 꿈이라고 하셨었는데, 지난해 말에 거짓말처럼 국가대표에 뽑히셨습니다. 박세라 선수의 국가대표 발탁을 기사로 쓰려 전화 인터뷰를 했을 때 참 많은 감정이 교차했습니다. 박세라 선수나 저나 둘 다 인터뷰가 처음인 사람들이었는데, 그 뒤로 1년이 지나 선수는 첫 국가대표가 되었고 저는 청춘스포츠의 편집국장이 되어 다시 만났다는 사실도 참 신기했구요.
모든 인터뷰가 다 소중하고 기억에 남습니다만, 처음이기도 하고 인터뷰를 통해 맺은 인연이 나중에 더 크게 돌아왔다는 점에서 제게는 더욱 특별한 인터뷰라고 할 수 있겠네요. 변변찮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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